'질서'에 해당되는 글 1건

질서가 먼저라는 거야? 아니면, 평등이 먼저라는 거야?’

 

어린 시절의 언제부터인가, 나는 꽤 오랫동안 질서와 평등 사이에서 적지 않게 갈등했습니다.

 

윗사람은 어떤 경우에나 나를 같은 인격체로서 존중해야하고, 아랫사람은 나에게 깍듯해야한다 등등.

 

왜냐하면, 사람들은 흔히 서열 등 질서를 말하다가도 불쑥 평등을 말했고, 평등을 말하다가도 불쑥 질서를 말했기 때문이었는데, 하지만 꽤 여러 날 동안 살펴보니 모두들 그저 무엇인가 필요에 따라서 그러는 듯싶어 결국 흐지부지 갈등을 끝내고 말았죠.

 

질서와 평등 중 어느 쪽이 더 우선하는지는 알아내지 못한 채.

 

그런데 나의 기원을 발견하고 나니 질서와 평등이 조금씩 정리되더군요.

 

자식은 부모를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것은 물론, 부모와 결코 대등하게 될 수도 없듯이, 나 역시 기원을 벗어날 수도 없고, 기원과 대등하게 될 수도 없다. 그러니 나에게는 평등보다 기원과 나 사이에 명백히 존재하고 있는 질서가 먼저구나.’

 

그러고 나니 질서에 포함되어있는 순종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질서가 계속해서 유지되려면 나는 반드시 늘 기원에게 순종해야하는구나. 내가 순종을 거부한다면 기원은 결국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질서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수도 있겠지.’

 

더구나 기원은 나에게 자기 역할에만 충실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었기에.

 

그러자 그동안 마냥 귀찮게만 여겨졌던, 또 하나의 나의 기원인 부모님의 잔소리 등 간섭도 점점 당연하게 생각되기 시작하더군요.

 

잔소리도 원래는 질서를 유지하려는 기원의 당연한 권리 중 하나였구나. 그렇다면 부모의 잔소리 역시 기본적으로 마찬가지이겠군.’

 

그러나 동시에 나와 내 부모는 모두 기원의 자손이었습니다.

 

, 나와 내 부모 사이에는 질서만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평등도 함께 존재하고 있었죠.

 

부모와 자식은 단지 질서를 기준으로 따져야하는 사이가 아니라, 때로는 질서를 기준으로 이해해야하고, 때로는 평등을 기준으로 이해해야하는 등 질서와 평등을 함께 적용하여 각 경우에 맞게 이해해야하는구나

 

생각이 이렇게 정리되자 뒤이어, 자식이 부모에게 무턱대고 순종하는 것은 오히려 질서를 해치는 지나친 순종일 수도 있겠다고 또 생각되더군요.

 

https://cafe.naver.com/spiritualleader/223

'자기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크라테스와의 만남  (0) 2018.12.06
혼돈의 시대  (0) 2018.11.21
아이들이 사는 세상  (0) 2018.11.19
어른의 역할  (0) 2018.11.15
동성애자들의 특징  (0) 2018.11.14
블로그 이미지

푯말

푯말학당에서 운영하는 자기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블로그입니다.

,